안녕하세요 성 짱입니다.
작년이맘때쯤 봤던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가 갑자기 생각나서 그걸 보고, 그래서 또 생각나서 <노게임 노라이프 제로> 재탕하고, 이어서 작년 가을쯤에 새로 극장상영했다던 리제로 OVA까지 한편 봤습니다.역시 둘다 띵작입니다.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필 2장이 혹시 떳나 해서 찾아봤는데 아직 없어서, 마침 생각났던 다른 극장판 영화가 바로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였습니다.
사실 이 영화도 처음 개봉했을때 정말로 극장에 가서 보고싶었던 영화였는데, 같이 보러갈사람도 없었고 어쩌다보니 흐지부지되버려서 결국 못 보러 간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이야기 시리즈나 니세코이,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같은 작품들로 익히 알려져 있는 샤프트 회사에서 제작하기도 했고, 워낙에 OST가 유명했기에 꼭 보고싶었던 영화였죠.
본격적인 리뷰 전에, 한줄평 적어놓고 시작하겠습니다.
극장 가서 봤으면 돈이 아까웠을 영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일단 장점부터 말하자면, 여주인공이 이쁩니다.
속물처럼 보일수도 있긴 한데, 이건 꽤 중요한 평가 포인트에요. 나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단 말이죠.
두 번째로는 <훌륭한 OST> 와 <영상미> 가 있습니다. 전체적인 작품 배경에 잘 들어맞는 잔잔하고도 서정적인 분위기에다가 여름의 불꽃축제를 물씬 연상시키는 OST와 작화는 이 작품이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까내릴 수 없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말로 저의 취향 저격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장점을 뽑자면 꽤나. 정교한 복선과 스토리 라인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얼핏 봤을때는 평범한 타임 루프물로 보일수도 있겠는데, 깊게 따져보고 관찰했다면 "만약에?" 로부터 생겨나는 주인공의 의지로 만들어낸 또다른 평행세계가 이 작품의 메인 소재라는 것이 좀더 올바른 해석입니다.
따라서 '만약'에 의해 만들어진 있을수 없는 세계, 있을수 없는 세계라는 단서가 작품 곳곳에 숨어져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쉽게 알 수 있는 불꽃놀이의 모양이나, 풍차가 돌아가는 방향, 원형 계단의 방향이나 열차의 선로등등
이거는 의식하고 보지 않는다면 불꽃놀이 모양 빼고는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갑자기 열차가 바다 위의 선로를 달리게 된 것도 주인공이 가정한 '만약'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작품 감상 당시에는 별로 가늠이 안 가더라고요.
사실 이렇게 따져보면 장점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영화지만, 제 생각으로써는 단점들이 이 장점들을 다 덮어버려서 장점들이 거의 부각받지를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바로 단점 하나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첫번째는 바로 난해한 연출 입니다.
연출 관련해서는 바로 위에서 서술했기 때문에 바로 얘기하는데, 이 작품을 보면 볼수록 작품 전반에 좋게 말하면 개성있는, 나쁘게 말하면 뜬금없기도 한 연출이 많습니다.
샤프트라는 제작사의 특유의 특이하고도 개성적인 연출. 이 샤프트라는 회사의 전매특허라고도 할 수 있는 독특한 연출은 그 수위가 잘 조절이 되고, 작품과 올바른 시너지를 이루어진다면 정말 그렇게 유니크하고도 고퀄리티의 작품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이야기 시리즈 같은 경우에도 샤프트라는 회사가 이야기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서 설립된게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작품과 그 연출이 잘 어울립니다.
근데 이 작품은, 동명의 실사영화로도 이미 한번 나왔었던 작품을 재구성하고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로 다시 탄생시키면서 제작사가 잘 연구하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서 연출을 구성한 티가 납니다. 그런데, 그 연출이 적절하게 쓰이지 않아 관객으로 하여금 와닿지가 않고 심리적 괴리감이 느껴집니다.
대표적으로 전철 내에서 나즈나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맥락상 뜬금없기도 하고 등장인물의 감정에 몰입도 안된 상태에서 그 연출히 과해 오글거리기까지 했습니다. 마지막에 구슬이 터지면서 그 조각들이 보여주는 풍경들도, 저는 너무 이질감이 느껴져서 잘 납득이 안됬습니다.
또한 작품 전반에 숨어있는 복선 하나하나에 신경쓰다보니 신경쓰지 말아야 할 다른 부분에도 의문점이 생기고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생겼는데, 대표적으로 평행세계를 넘어갈 때마다 달라졌던 등장인물의 행동패턴이 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유스케도 두번째 세계에서 주인공과 나즈나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질투하는 것도 저로써는 이해가 안 됬습니다. 다른 작품이었다면 '아 사실은 유스케가 나즈나를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했겠지만, 첫번째 세계에서 보여준 유스케의 모습은 아무리봐도 나즈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걸로 보였거든요. 데이트 신청을 먼저 받아놓고서는 친구들 약속을 가느라 무시해버립니다.
이런 부분이 한두가지만 추가되어도 알쏭달쏭해져서 주인공들의 심리 변화나 감정선이 도저히 공감이 안됬습니다.
두번째 단점은 몰입이 안되는 주인공들.
이 단점에 가장 먼저 이바지하는건 일단 성우들입니다. 이 작품은 이전 《너의 이름은.》이라는 작품과 동일하게 주연들의 목소리를 전문 성우들이 맡지 않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주연들의 목소리가 타 일본 애니들보다는 약간 현실감이 가미되었다고 느껴졌는데, 이 작품의 분위기에 맞는 선택이기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건 연기를 못합니다.
잔잔하고 일상적인 연기 부분에서는 주인공이나 나즈나나 둘 다 연기에 큰 어색함이 있을 정도는 아닌데, 나즈나가 부모님께 울며불며 끌려가는 부분이나 후반부 클라이막스 파트, 즉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폭발했을때의 연기는 '얘 목소리 왜이래?'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성우들의 연기력이 형편없었습니다. 한국 더빙판 너의 이름은보다는 나은 경우겠지만, 성우들이 왜 성우인지 다시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등장인물들에게 몰입이 안 되는건, 개연성 부족이었습니다.
가장 처음 나즈나가 유스케나 주인공에게 여름축제에 가자고 하는 부분이거나, 주인공이 열성적으로 어떻게든 나즈나를 부모님으로부터 구하려고 하는 장면, 전철에서 나즈나가 주인공에게 자신의 가정사를 털어놓는 장면이라던가. 이런 장면들을 쭉 보다가,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얘네가 이렇게 서로 좋아할만한 계기가 있었나?
없습니다.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가 시작하기 전에 둘 사이의 접점이라고는 주인공이 등교하다가 바다에서 그 이상한 돌을 줍는걸 본 것밖엔 없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수영장에서 멍때리고 있던 나즈나와 우연히 수영장 청소당번이었던 유스케와 주인공이 수영 대결을 하게 된 것 뿐이었습니다. 원래부터 같은 반이었으니 전에 무슨 계기가 있어서 서로 좋아할수도 있겠거니 싶은데, 그걸 묘사를 안해주면 관객이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임의적 판단을 하게 만드는것도 정도껏 했을때 시너지를 이루는겁니다.
시간을 돌려가면서까지 나즈나에 집착하는 주인공은 제 눈엔 그냥 남의 가정사에 과하게 난입하는 민폐남으로 보였습니다.
나즈나 쪽이야 뭐 가정사정이 약간 파란만장한 친구라 심리나 감정이 충동적이구나 하고 감안해도, 둘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는 속도가 너무나도 빠릅니다. 이 영화가 2시간짜리지만, 주인공은 계속 타임리프를 해서 결국엔 하루도 안되는 시간이었고, 주인공이 여러 평행세계를 뛰어다녀 나즈나와 함께한 시간이 비교적 길었던 반면에 타임리프가 없던 나즈나 입장에서는 그것보다 훨씬 짧습니다. 얘네들 금사빠에요.
슬슬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총 평점을 매겨보자면 10점 만점에 4점 정도 주고싶네요.
내용이나 소재, 훌륭한 작화와 ost, 그리고 전반적인 작품 분위기 면에서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하지만, 작품의 단점들이 이 장점들을 다 커버칠 만큼 치명적이라서 별로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은 아닙니다. 보면서도 언제 끝나지 하고 남은시간 계속 확인했을 정도면 말 다 한게 아닐까..
이상으로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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